-
22년 1월 14일, 7개월간 다닌 국비지원학원 웹 개발 과정이 끝났다.
개발의 'ㄱ'도 모르던 일개 인문대 졸업생이 도전하기에는 너무나 막막한 과제가 아닌가 두려움 반, 설렘 반으로 시작했던 과정이었다.
수료 후에 이 국비 과정에 대한 회고록은 꼭 써야지 했던 터라, 수업 도중 노션으로 기록 매체를 바꾸느라 두었던 티스토리를 다시 먼지를 털고 시작해볼겸 기록을 남겨보려 한다.
개발, 어쩌다 시작하기엔 너무 묵직한
처음 개발 국비 학원에 다니겠다고 주변인에게 말했을 때 반응이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너 개발 배워본 적도 없는데 그렇게 쉽게 결정해도 돼?' 혹은 '그래, 요즘 개발이 대세라더라'
어쨌든 대부분이 내가 개발을 굉장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정말 20대 후반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에 뛰어들면서 그렇게 안일한 마음으로 개발 필드에 뛰어들려고 했을까?
네, 절대 아닙니다.
요즘 개발, 대세라고 할 만하다. 온갖 매체에서 개발자 연봉이 몇천, 몇억인지 보여주고, 실리콘밸리의 개발자들의 멋들어진 삶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그런 개발자가 얼마나 될까?
'비전공 개발자의 취업현실'이라고 구글링을 하면 나오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절대 개발을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하지 마세요'라는 글이 태반이다.
구글링하면 제일 처음 나오는 페이지. 전공자들이 4년 배우고도 힘들어 전향하는 일을 반년 배우고 전문가가 되겠다고? 어림도 없지.
그래서 학원에 다니기 전, 자체적으로 테스트를 거쳤다.
원데이 개발 강의, 비전공자에겐 지표가 될 수 있습니다.
IDE 생긴 것조차 모르는 사람에게 자바부터 배워보라고 '자바의 정석'을 들이밀면 당연히 그 책의 두께에 주춤하기 마련이다.
어떤 공부든 처음 흥미를 갖는 것이 첫번째라고 생각했기에,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스파르타 코딩클럽'의 '크리스마스 카드 만들기'였다.
'왕초보 대상'이 제일 중요했다. 지금와 다시 보면 정말 초보의, 초보에 의한, 초보를 위한 강의였다.
HTML, CSS코드를 복붙하는 것만으로 꽤나 그럴 듯한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https://xmas.spartacodingclub.kr/ZIPGpiZzyrJ3/xmas.htmlMERRY CHRISTMAS
크리스마스 잘 보내!
xmas.spartacodingclub.kr
그렇게 만들었던 첫 웹페이지.
그저 따라치는게 다였던 강의였지만, 목적에는 정확히 부합했다.
그리고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프론트를 맛보았으면, 백도 한 번 맛봐야지
'처음 개발을 배워보려고 하는데, 어떤 강의부터 들으면 좋을까요?'
내 경험상 100의 90은 '생활코딩'을 추천한다.
그래서 나도 들었다, 생활코딩.
부스트코스에서 수강시 수료증이 나온다. 뭔가 나오는 것이 성취감을 더해준다. 이전에는 단순히 따라치기만 했다면, 이번에는 그래도 머리를 굴려보는 과정이 있었다.
변수? 객체? 반복문을 배웠으니 별을 찍으라구요?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일단 들었다. 매일 배운 과정을 정리했다.
중간에 푸는 퀴즈들도 도움이 되었다.
해당 강의 1, 2를 모두 수강한 후에 생각했다.
'아, 나 제대로 배워봐도 괜찮겠다.'
국비학원, 강의를 들으려면 면접을 봐야 한다구요?
나는 국비학원에 굉장히 회의적이었다. 그래도 국비학원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왜냐고? 당연히 돈이 없으니까.
돈도 없고 실력도 경험도 없는데 어쨌든 누군가 곁에서 이끌어주고, 누군가 고민을 함께 했으면 싶었다.
나에게 간절한 건 나를 가르쳐줄, 앞서 경험해본 선구자였고, 비슷한 고민을 함께 해결할 동료였다.
국비학원을 알아볼 때 가장 고려한 것은 다음과 같다.
- 국비학원 중에 개발 교육과정을 오래 진행한 곳인가?
- 학원 수료생들이 만족하는 커리큘럼, 혹은 강사진들이 있는가?
- 학원 거리가 통학을 할 수 있는 정도인가?
결과적으로 세 군데 정도 범위가 좁혀졌고, 상담 일정을 잡아 한 번 학원을 방문했다.
있는대로 열심히 조사를 마쳐놓고 민망하지만, 한 군데에서 상담을 하고 바로 거기서 수업을 듣겠노라 상담사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일단 세 군데 모두 조건에 부합하는 곳이었기에 거기서 중요한 건 내가 상담을 받고, 면접을 보는 동안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었다.
처음 방문한 곳에서 상담사 선생님이 내 고민에 성실히 답해주셨고, 그냥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저 사실 다른 곳도 상담 잡아놓았는데, 그냥 여기서 수업 들을래요. 선생님이 잘 해주실 것 같아요.'
선생님을 믿어요~ 무작정 믿은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과정이 있었다.
끼워팔기는 싫어요
국비학원의 경우 내일배움카드를 통해 무료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몇몇 학원의 경우 '이 강의도 같이 들으면 좋아요~'라고 하는 소위 끼워팔기를 한다고 들었다.
처음에 거절해도 '이거 들어야 할텐데'라는 식의 반 겁주기, 반 협박으로 뭣도 모르는 학생들이 지갑을 열게 하는 사례가 몇 있다고.
상담사가 그저 수익적인 측면에서 나를 바라보면 나도 상담사를 신뢰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만난 상담사 선생님은 한 번 정도 '이런 과정을 같이 듣는 수강생도 있어요'라고 언급했을 뿐, 내가 들을 의향이 없음을 확실히 밝히자 더는 얘기를 꺼내지 않으셨다.
비전공자는 절대 수업 못 따라가요
위에서 말한 끼워팔기와 함께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비전공자에게 개발은 너무 험난하고 어렵고 생소한 길이라 개발 과정보다는 퍼블리셔 과정을 들으라고 제안하거나, 결제하여 추가 강의를 들을 것을 제안하는 것.
요즘은 비전공자도 수업 듣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고, '비전공자라서 안된다'는 마인드셋이 있는 상담사라면 내게 수업 매칭을 해주는 것도 적극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상담사 선생님께서는 내가 비전공자임을 밝혀도 '요즘은 비전공자 분들도 잘 따라와요. 열심히만 해주시면 괜찮아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적어도 내 수업 매칭에 소홀하진 않을 것이라 느꼈다.
내가 '믿는다'고 말해서 그런건지, 상담사 선생님 자체가 좋은 분이셔서 그랬는지 면접을 보고 수업이 매칭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면접의 경우는 많이 걱정했는데, 선행 학습에 대한 질문보다는 학습에 참여하는 태도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루었다.
그리고 6월로 내가 참여한 국비 수업 일자가 잡혔다.
수업 시작 전까지는 약 한 달 반의 시간이 남았다.
쓰다 보니 글이 계속 길어져서 몇 번 끊어 쓰도록 하겠다.
'매일의 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짝코딩하면 정말 좋겠다(페어프로그래밍이란?) (0) 2022.02.08 비전공 개발자, 국비지원학원을 등록했습니다. 그 다음은요?(2) (0) 2022.01.17 개발자 해우소 | 캐치 개발자 커리어콘 (0) 2022.01.16 NYPC 토크콘서트 | NYPC x EO (0) 2022.01.16 개발자 성장 로드맵_캐치 개발자 커리어콘 후기 (0) 2021.06.3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