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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을 공부하기로 결심했다.
몇 번 검증 과정을 거쳤고, 국비 학원도 등록했다.
남은 건 한 달 반 가량의 시간.
예습만이 나를 구원하리라
요즘의 국비학원이 비전공자들을 많이 배려해주는 추세라곤 하지만, 그렇다고 수업이 비전공자에게 수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4년 동안 전공자들이 배울 내용을 7개월 안에 끝내야 한다. 당연히 수박겉핥기일 수밖에 없고, 그렇기에 더더욱 예습이 필요했다.
한 달 반 동안 내가 예습한 것은 다음과 같다.
- 생활코딩 한 번 더 수강하기
- 학원에서 제공해주는 자바 강의 수강하고 내용 정리하기
- Do it! 자바 프로그래밍 객체 이후 책 읽고 강의 듣기
한 번 보고 이해가 가면 얼마나 좋을까 생소한 언어는 체화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뒤에 배우는 내용도 많았지만 자바를 잘 익혀두면 이후의 수업에서도 큰 어려움을 느끼지 않을 거라는 의견들을 많이 접했기에 자바를 반복해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때 처음으로 단순히 강의를 듣는 것에서 벗어나 과제를 풀고, 간단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는데 그 별 거 아닌 결과물에 뿌듯함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단순히 콘솔에 빙고판을 뿌리고 빙고 게임을 진행하는 거였지만 이후의 수업에서도 그런 작은 성취가 큰 도움이 되었다.
수업이 끝나면 복습이 시작된다
첫 날이라 정말 가볍게 오티만 듣고 끝났다.
강사님도 좋아보이고 수강생도 비전공자 비율이 높아서 안심된다.
점심시간이 40분인게 흠이지만... 3시 20분에 수업이 끝나니 간식을 열심히 날라다 먹어야겠다.
- 첫 수업날의 일기사실 개발을 배우면서 중요한 것은 예습보다 복습이다.
앞서 말했듯이 그날 그날 엄청난 양의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하루하루 진도를 꾸역꾸역 씹어 소화하지 않으면 어느새 진도가 밀리고 밀려 이해를 포기하기에 이른다.
수업을 들으며 목표로 했던 것은 총 두가지였다.
-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복습할 것
- 선생님이 내준 과제는 빼먹지 않고 제출할 것
예습을 하며 이뤄냈던 작은 성취가 내게 큰 동기부여를 준다는 것과, 그 구글링과 고민을 통해 탄생한 코드가 그저 이론을 끄적이는 것보다 큰 성장을 이뤄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세운 목표였다.
금요일은 주말이 있으니 제외하고, 월~목요일은 배운 내용을 즉각적으로 정리해서 티스토리에 올렸다(수업 중간에 노션으로 기록 매체를 옮겨 해당 티스토리에는 자바 내용이 전부다).
하기 싫어도 복습은 최대한 그날에 끝내기 과제의 경우 내 힘으로 풀어낼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이 경우는 일련의 과정을 따랐다.
먼저, 막힌 부분과 관련해 구글링을 한다.
많은 현업 개발자들도 구글링을 한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구글에 해답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발자들은 지식 공유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내가 막히는 부분의 이전의 개발자들도 막혔을 부분이므로.
어떤 부분에서 막혀 구글링만으로는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는 앞서 과제를 푼 수강생의 코드를 보며 해답을 찾았고, 다음날 선생님이 올려주신 답안을 보며 오답노트를 정리했다.
그리고 답을 보았을 때 단순히 복사+붙여넣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코드 하나하나를 직접 따라쳤다.
따라치는 것의 힘을 무시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결코 무시할 것이 못된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손으로 직접 치는 것에는 상당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
손으로 치면서 눈으로 코드를 보면서 머리로 이해하는 세 번의 과정을 통해 비로소 코드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다.
손에 익숙해진 코드를 자연스럽게 칠 수 있게 되는 것은 덤이다.
공유는 개발자의 미덕입니다
과제를 제출할 때 가장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간결하고 이해가 쉬운 코드를 짤 것인가'였다.
실제로 현업에서 일을 할 때에는 혼자 덜렁 코드를 쓰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내 코드를 가지고 온갖 팀원들과 공유하고 협업해야 한다.
최대한 남들이 보았을 때 이해할 만한 코드를 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매 과제마다 가능한 주석을 꼼꼼히 달며 직관적인 답을 써내려고 노력했다.
중간에 '이거 해봤자 남들이 보긴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수업 중반 쯤 한 수강생분이 과제 답안을 내 것을 주로 참고한다고 말해주었다.
헛짓거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그 이후로는 더 신경써서 주석을 달았다.
직접 내가 짠 코드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며 다시금 코드를 살피고, 이해하는 과정이 학습에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이후에도 종종 내 답안이 도움이 되었다는 수강생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괜스레 뿌듯했다. 결과적으로는 이것도 작은 성취 중 하나가 되었다.
수업을 들은 후 무엇이 남았냐고?
총 91개의 수업 노트와, 49개의 과제 노트, 3번의 프로젝트...
그리고 자신감이 남았다.
처음 수업을 듣기 시작할 때는 걱정만 가득했다.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수업을 못 따라가면 어떡하지?'
첫 날 있던 설문조사에 고민과 불안을 가득 담아 제출했고, 선생님께서는 '치열하게 참여하면 된다.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는 답을 남겨주었다.
비록 아직은 부족한 새내기 개발자일지언정, 21년 6월의 걱정만 가득했던 나와는 사뭇 달라졌음을 느낀다.
7개월 동안 치열하게 참여했느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끊임 없이 고민하고, 쉴새없이 공유하고 소통했다.
새로운 시작은 즐겁게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다시 스타트 라인에 섰다.
이렇게 해피엔딩으로 끝나면 좋겠지만, 국비학원의 끝은 수료가 아닌 취업이다.
부디 공백이 길지 않길 바란다. 나야 힘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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